언어 학습

[스크랩] 몸짓 의사소통적 한국어 교수법 모형 (김영순.임지룡)

INJESUS 2013. 9. 24. 11:21

몸짓 의사소통적 한국어 교수법 모형

 

김영순 ․ 임지룡

 

 

Abstract

The aim of this study is to develope the gesture-oriented Korean teaching method for Korean teachers, who have the responsibility of the elementary Korean class for foreign learners. Gestural expressions of emotions convey not only information about emotional states but also about interpersonal intentions. In this sense, human gestures play an important role in educative tasks. Gestures are the bodily gestures, postures, and facial expressions by which a person communicates nonverbally with others. And gestures include much more than the manipulation of the hands and other visible and movable parts of the organism. This paper dealt with person gazes and hand gestures in area of Korean education. This study propose one model of the hand-gestural Korean teaching, which contribute to the discipline Korean as second language. This model consists of the gesture explanation, its picture, situation of gesture expressions, and verbal expressions.

 

 

1. 몸짓 언어가 왜 필요한가

 

이 연구의 목적은 ‘제 2언어로서의 한국어 수업’을 위하여 한국어 교강사, 즉 한국어 교수자들이 여러 의사소통 유형에 적절한 시선과 손짓을 사용하는 몸짓 의사소통 교수법을 개발하는 데 있다. 몸의 말, 그것을 우리는 일상 구두 언어와의 대비적 측면에서 몸짓언어 혹은 신체언어라고 부른다. 몸짓언어는 의사소통의 상호작용에 있어서 말을 동반하여 의미를 보강하거나 약화시키기도 하고 심지어 반론까지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물론 말을 동반하지 않고서도 부분적인 의사소통을 수행하기도 한다. 문제는 몸의 말인 몸짓 언어 표현이 입의 말인 일상 언어 표현과 분리될 수 없는 의사소통적 상관성(임지룡․김영순 2001, 김영순 1999, 2000, 2001)을 가짐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한국어 교육에 있어서 몸짓 언어적 교수법이 주목받지 못해왔다. 그 이유로서는 몸의 움직임에 대해 대개의 경우 경박한 것으로 여겨 온 정적인 유교적 영향의 언어 예절과 일방향적 의사소통의 교수법에 적응해 온 우리의 교육 현실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요즘 교육매체의 발달과 쌍방향적 의사소통이 요구됨에 따라 교수자와 학습자는 더욱 밀접하고 적극적인 소통관계에 놓이게 되었다. 이러한 의사소통적 교수법에서는 한국어 학습자에게 언어 능력 이외에 문화 이해 능력과 아울러 몸짓 언어 이해 능력에 대해 강조하고 있다(성광수 1999, 2001 참조). 또한 의사소통적 교수법에서는 교수자들에게는 언어 이외에 각종 매체를 사용하는 교수 방안뿐만 아니라, 의사소통 유형별로 적절한 몸짓 언어 구사의 필요성이 대두되기 시작했다.

 

의사소통 중심적 교수 방안이 요구되는 교육현실에서 교수자는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와 같이 학습자들과 교감할 수 있는 적절하면서도 적극적인 의사소통 방법들이 강구되어야 한다. 그 중 교사의 몸짓 언어를 통한 교수법의 개발은 한국어를 처음 학습하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기초 과정을 위해 무엇보다 시급한 문제라고 본다. 교과의 내용도 중요하지만 교수자의 첫인상, 자세, 몸짓 등과 같은 비언어적 이미지들이 한국어 수업에 미치는 영향은 의외로 큰 편이다. 한국어 수업의 주요 대상이 비언어적 표현에 민감한 서양문화권의 학습자가 다수라고 가정해보자. 지금까지 언어 영역에 관한 수많은 연구들은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나타내고 있지만, 비언어적인 영역에 있어서는 문제제기조차 있어오지 않았다. 서양문화권의 교실 수업 현장에서 교수자는 다재다능한 연기자를 연출한다. 그들은 어떤 교과든 교수자가 되기 이전에 교수법의 한 분야로 ‘몸짓 언어’를 배운다. 물론 그들의 생활 속에서 대화와 함께 오가는 일상적인 몸짓 언어들이 있으며, 그것들을 자연스럽게 사용함으로서 대화의 수사학적 가치를 고양시킨다. 그러나 수업시 교수자의 몸짓은 평범한 몸짓이 아니라 교육학적 가치를 지닌 의도된 몸짓이라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이 연구는 서양어권 한국어 학습자들의 학습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또한 이들을 담당하는 한국어 교수자들에게 의미 있는 몸짓 중심 교수법의 방향을 일러주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다음과 같은 점에서 한국어 교육을 위한 몸짓 언어의 필요성이 대두된다고 볼 수 있다. 국내 한국어 교육기관에서 한국어를 학습한 경험이 있는 외국인 및 교포 자녀로 구성된 학습자 군들은 교사의 수업 태도와 표정에 관해 불만족스런 답변을 하고 있다. 인터뷰를 위해 사용되었던 질문은 다음과 같다.

 

(1)

 

가. 당신은 한국어를 학습한 경험이 있는가?

나. 한국어를 최초로 배운 시기와 배운 기관은?

다. 한국어를 처음 배웠던 곳이 국내인가, 현지(한국)인가?

라. 한국어를 현지에서 배웠다면 그 과정은 어떤 과정인가?

마. 현지에서 경험했던 한국어 수업 내용에 만족하는가?

바.당시 수업을 담당했던 교수자의 수업 진행 태도나 진행 방법에 만족하는가?

사.특히, 교수자의 비언어적 표현(표정, 시선, 자세, 손짓 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아.한국어 수업시 교수자의 비언어적 표현이 수업 내용에 도움을 준다고 생각하는가?

(1가-아)와 같은 일련의 인터뷰의 결과에서 드러난 교수자의 비언어적 행위가 수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학습자들의 답변은 “대체로 상관이 매우 높다”라고 답하고 있다. 또한 한국어 기초과정 학습자가 교수자의 비언어적 교수법에 관한 답변 중 이 연구를 위해 동기가 될만한 사항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2)

 

가.손짓이나 몸짓이 없거나 너무 단조로워 수업 분위기가 어색하다.

나.표정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즉 교수자가 긍정적 감정을 표현하는지, 부정적 감정을 표현하는지 파악하기 어렵다.

다.교수자의 설명의 내용과 손짓의 연관성을 찾기 힘들다.

라.교수자의 표정과 손짓, 자세들이 수업의 내용을 이해하는데 오히려 혼돈이 생긴다.

마.한국어 수업에 있어서 특히 초급 과정에 있어서 교수자들의 비언어적 표현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2가-마)의 지적들은 한국어 수업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모든 교육기관 대부분의 교수자들에게 해당하는 사항일지도 모른다. 그만큼 우리 교육 현실에서 몸짓 언어적 교수법은 주목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관련 연구가 필요함을 시사한다. (2가-마)에서 얻어 낼 수 있는 것은 교사의 비언어적 행위들, 몸짓, 손짓, 표정, 자세들이 수업 분위기 내지는 수업의 이해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들이라는 사실이다. 또한 한국어 수업시 일반 의사소통 상황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언어적 발화와 비언어적 발화에는 긴밀한 인지적 상관성이 존재한다(임지룡․김영순 2000). 특히 한국어 의사소통 능력이 미흡한 한국어 초급 과정의 학습자들은 자연스럽게 비언어적 소통에 의지하는 바가 크다. 한국어 수업시 언어 발화를 비롯하여 교수자의 비언어적 양태들, 예를 들어 표정, 시선, 손짓, 몸의 움직임 등은 한국어 수업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중요한 교수법적 요소들로 부각되었다.

 

따라서 이 연구에서는 한국어 수업시 특히 초급 과정의 교수자들이 취해야할 시선과 손짓에 대한 교수 방안을 제시할 것이다. 이 글은 모두 4장으로 구성된다. 1장에는 들어가는 말이 제시되었고, 2장에는 비언어 의사소통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몸짓 언어에 대한 여러 가지 개념들을 제시할 것이다. 3장에서는 한국어 수업현장에서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몸짓언어들의 모형들을, 특히 시선과 손짓을 중심으로 의사소통 유형별로 제시할 것이다. 이를 통해 실제 한국어 수업 현장에서 교수자들이 몸짓 언어 중심적 교수법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끝으로 4장에는 맺음말이 제시된다.

 

2. 비언어적 의사소통의 세계

 

2.1. 비언어적 의사소통의 개념

 

인간상호간의 의사소통 과정에서 나타나는 비언어적 현상의 총체를 일반적으로 비언어적 의사소통이라 한다. 이러한 비언어적 의사소통 수단은 실제 담화분석 연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 이유는 문자를 사용하는 문어적 의사소통보다 구어적 의사소통에서는 비언어적 수단들이 함께 고려되지 않는다면 전체 의사소통 맥락을 완전하게 이해하고 설명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비언어적 의사소통은 언어적 의사소통과 마찬가지로 두 개의 상이한 경로를 통하여 실현된다. 음성을 사용하는 청각적 경로와 문자를 사용하는 시각적 경로이다. 물론 비언어적 경로에서 사용되는 요소들은 언어적 영역에서 사용되는 언어기호와 전혀 다른 성격을 갖는다. 비언어적 수단들은 구두언어적 의사소통에서 주로 사용되며, 문자적 의사소통에서는 문자의 형태, 크기, 색채 등과 같은 요소를 통해 실현된다. 비언어적 의사소통 수단 중에 얼굴표정, 몸짓, 시선접촉, 담화 참여자인 청화자간의 거리, 의복 등과 같은 요소들은 음성과 직접적 관계가 없다. 이러한 요소들을 정확한 의미에서 비언어적이라 할 수 있다. 이 요소들은 직접대면 구두언어적 의사소통 상황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비언어적 의사소통 수단의 관점에서 가장 많이 연구된 분야가 대화시 화자와 청자의 역할교환이다. 우리는 일상 언어 사용에서 비언어적 수단, 특히 시선, 표정, 손짓과 같은 시각에 바탕을 둔 수단을 이용하여 별 문제 없이 화자적 역할을 교환한다. 이러한 연구는 몸 움직임의 다양한 관점에서, 특히 전체로서 몸의 움직임 또는 손짓과 머리 끄덕임 등과 같은 신체 일부분의 움직임 측면에서 이루어진다. 비언어적 의사소통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몸짓이다. 몸짓 중에서도 대부분의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이 연구에서 다루고자 하는 시선과 손짓이 될 것이다.

 

시선과 손짓은 몸짓의 하위 부류중의 하나이다. 몸짓은 생각, 의도, 또는 느낌을 전달하는데 사용되는 몸의 움직임으로 정의 할 수 있다. 이러한 움직임 중 많은 부분은 팔과 손으로 이루어지지만 얼굴 및 머리도 사용된다. 몸짓은 또한 습관이나 임무 지향적인 것이 많다. 예를 들어 담배 피우기, 음식을 먹는 일, 책을 고르는 일과 같은 행동은 일반적으로 몸짓 영역 밖의 것, 즉 일상적 행위로서 취급된다. 그렇지만 이러한 도구적 행동이 어떤 특정 양식으로 인식되거나 말과 어울려 수행된다면 이러한 행동 역시 의도된 몸짓에 해당된다. 이 몸짓들은 교육 정도, 사회 계급, 지리적 배경, 습관 등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더욱이 특정한 의사소통 맥락의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상황을 무시할 수 없다. 어떠한 자세 또는 몸의 움직임으로 전달된 의미를 해석하려면 그 당시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 비추어 보아야 가능해 진다. 이 연구의 관심은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 교육 상황이다. 따라서 의사소통의 맥락을 한국어 학습 현장의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즉 한국어 수업시 교수자에 의한 비언어적 행위들이 주목된다고 볼 수 있다.

 

몸짓은 여러 가지 역할 수행을 한다. 몸짓은 대화의 도중이거나 또는 말이 전혀 사용되지 않을 때 말을 대신 할 수 있으며 상호 작용의 진행과 리듬을 조절한다. 또한 주의력을 유지하며 말에 대한 강조 또는 명확성을 더해 준다. 그뿐만 아니라 말의 내용에 특징을 주어 잊지 않도록 해 주며, 그 다음에 해야할 말의 예보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러면 어떤 유형의 몸짓들이 인간 일상의 상호작용에 사용되는가? Ekman/Friesen(1969, 1972)와 Ekman(1976)에 따르며, 몸짓은 구두 언어와의 상관성을 중심으로 해서 상징적, 설명적, 감정표현적, 무의식적 몸짓으로 구분할 수 있다.

 

먼저 상징적 몸짓은 말을 대신하는 신체적 움직임을 말한다. Ekman은 이들을 엠블렘이라고 한다. 엠블렘은 매우 구체적인 의미를 지닌 몸짓이다. 엠블렘은 손가락이나 손으로만 이루어질 뿐만 아니라 고갯짓과 몸의 움직임으로도 이루어진다.

 

설명적 몸짓은 구두 언어의 의미를 추가하고 의사소통에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다. 또한 이 몸짓은 추가 정보를 제공․설명하며, 상호작용을 강조하고, 이 작용을 지속적으로 유지시킬 수 있다. 구두 언어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며, 우리가 한 말을 ‘예증’ 하는데 도움을 준다.

 

조절적 몸짓은 다른 사람과 상호작용을 하는데 도움을 주는 몸의 움직임을 말한다. 이 몸짓은 말할 때 또는 대화의 주제를 바꿀 상황일 경우에서 사용된다. 또한 상호작용의 시작과 끝을 알리는 몸의 움직임으로서 머리 끄덕임, 손짓, 자세 바꾸기 등 다양한 유형의 몸짓이 이에 포함된다.

 

감정표현적 몸짓은 감정의 강도를 반영하는 행위를 말한다. 이 몸짓은 우리가 몸에서 느끼는 긴장의 양으로 측정된다. 이런 움직임이나 몸짓 언어의 의미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상황을 고려하는 일이 중요하다. 상황에 관한 선지식 없이 몸짓만으로 의미를 찾아낼 수는 없다.

 

무의식적 몸짓은 육체적 또는 심리적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하여 일어난다. 이러한 몸짓은 개인적 욕구를 충족시키고 몸의 기능을 수행하여 감정을 관리하고 대인적 접촉을 유지한다. 다른 한편 이 행위는 개인의 스트레스 또는 욕구해소에 도움을 준다. 그러나 이러한 행위는 행위자의 생리적 상태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고 때로는 모욕 또는 경멸을 표현하려는 의도와 함께 사용된다.

 

2.2. 비언어적 의사소통의 기능과 효과

 

언어적 의사 전달 행위와 비언어적 의사 전달 행위는 의사 전달의 전체 체계속에서 서로 불가분의 관계로 되어 있다. Ekman, Friesen, Kendon 등 대부분의 비언어 의사소통 연구자들은 비언어적 표현에 대해 적어도 다음의 여섯 가지 면에서 상호 관련이 있다고 본다.

 

1) 반복성/잉여성: 비언어적 의사 전달 행위는 언어적 메시지를 그대로 반영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 비언어적 표현과 언어적 메시지 중에 하나는 잉여적이다. 누군가 길을 물어 올 때, 북쪽을 가리키며 ‘북쪽으로 가세요’ 라고 하면 이 전체 메시지는 분명히 잉여적인 부분을 가지고 있다. 말로 한 것에 대해 가리키는 지시 행동으로 되풀이한 것이다. 또한 거절을 할 때 ‘절대로 안 됩니다’ 라고 하면서 머리를 좌우로 흔들거나 혹은 손을 펴서 손바닥을 상대편에게 향하게 하여 좌우로 흔들기도 한다. 또한 이 두 가지 몸짓을 동시에 하기도 하는데 이는 세 가지가 같은 의미의 표현으로 되어 있다. 이 중에 두 개의 표현은 잉여적이다.

 

2) 대치성: 비언어적 의사 전달 행위는 언어적 메시지를 반복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언어적 표현을 대신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장례식에서 애도의 뜻을 언어적으로 표현하기 곤란 할 경우 유족들의 손을 꼭 잡거나, 유족이 어리다면 등을 가볍게 두드리는 행동으로 함께 애통해 하고 슬픔을 같이 나누고자 하는 의미를 비언어적으로 표현한다. 또한 혀를 내민다거나 오른손 주먹을 왼손으로 감싸면서 오른손을 밀어내는 동작은 그것에 해당하는 욕설을 퍼붓는 언어적 표현보다 훨씬 효과적일 수 있다. 물론 같은 의미를 전달하는 데에 언어적 표현이 비언어적 표현보다 항상 효과적이라고는 말할 수 없겠지만 비언어적 표현이 언어적 표현을 대치할 수 있다.

 

3) 모순 및 기만성: 예를 들어 어머니가 자신의 자녀를 꾸중 할 때 계속적으로 ‘나는 너를 사랑한다’고 확신시키지만, 동시에 두려움으로 떨게 하거나 신체적으로 움츠려 들게 하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그 어린이는 그 상황의 이중성을 견뎌 내거나 그 불합리성에 대해 이야기하거나 하는 선택을 해야하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압박을 받고 매우 혼란한 상태에 놓이게 된다. 언어적 표현과 비언어적 표현이 모순된 메시지를 전달하는 이런 상황을 이중 결합상황이라고 한다. 노름꾼들이 좋은 패를 들고 아깝거나 낭패한 듯한 표정을 짓는 것도 이에 해당한다.

 

4) 보충성: 우리는 친구를 만나면 ‘야 반갑다’라고 하면서 웃는다. ‘잘 모르겠는데...’ 라고 말할 때는 머리를 흔들고 당황하거나 난처한 표정을 짓는다. 이러한 비언어적 의사소통 행위는 언어적 메시지를 보충하게 된다.

 

5) 규칙성: 우리는 눈 맞추기를 통하여 대화를 시작하거나 그만 둔다. 우리는 말을 그치거나 시작하는 것을 그리고 말을 그쳐야 하고 시작해야 할 때를 신호하는 방법을 배운다. 사람들은 다양한 정도로 다른 사람들과 의사 전달적 상호 작용을 규정하는 비언어적 신호를 사용한다.

 

6) 강조: 검지 손가락을 펴서 지적하는 형태로 손을 아래 위로 흔들면 그것은 손가락 끝이 가리키는 사람이 이미 저지른 어떤 행위에 대해 비난하거나 타이르는 것이다. 이렇게 전체 의사 전달 상황에서 비언어적 부분은 수반되는 어떤 언어적 메시지에 강조를 첨가하는 것이다. 즉 비언어적 표현은 언어적인 표현을 강조하기도 한다.

 

우리는 위에서 언어적 표현과 비언어적 표현에서 반복/잉여성, 대치성, 모순 및 기만성, 보충성, 규칙성, 강조와 같은 상관관계를 살펴보았다. 문제는 이러한 관계들이 인간 의사소통을 위해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을 둘 다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인간간의 의사소통 행위시 참여자들은 때로는 의식적으로 때로는 무의식적으로 상호간 영향을 주는 눈으로 볼 수 있고 귀로 들을 수 있는 다양한 신호를 교환한다. 움직임의 여부, 말을 하거나 또는 침묵, 이 모든 것은 전달의 특성을 가지며 참여자들간 상호 영향을 준다. 언어적 의사소통은 이와 같이 여러 관점에서 몸짓 언어적 수단에 의존하게 된다.

 

몸짓 언어적 수단들이 구두 언어적 수단과 얼마나 밀접한 관계에 있는가는 몸짓 언어적 소통수단을 이용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과 의사소통을 한다고 가정해 보자. 그들은 몸짓 언어적 수단의 결핍으로 인해 대화 파트너로부터 흥미로운 상대로 인정을 받지 못한다. 따라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 대화 참여자들은 그를 재미없는 사람이라 여길 것이다. 그 후 신체언어 사용 결핍 화자는 대화상대자를 찾기 쉽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이유는 몸짓 언어적 요소들이 언어적 의사소통을 돕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적절한 신체언어가 구두 언어적 의사소통을 도우면 화자는 부수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적합하지 않은 신체언어적 수단의 사용은 화자의 의사소통 목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러므로 몸짓 언어적 신호들은 구두 언어적 표현에 적합해야 한다. 몸짓을 통해 종종 언어적 표현과 일치하지 않는 진실된 정보가 암시되기도 한다. 대개의 사람들은 몸짓, 얼굴표정 또는 시선으로 그들이 말하는 것과 달리 어떤 다른 것을 원한다는 것을 드러낸다. 이러한 몸짓 언어적 수단들은 의사소통 행위자들의 인지적이고 감정적인 상태, 즉 두려움, 불안, 흥미, 관심 등을 표현하기 위해 사용된다. 또한 몸짓 언어적 수단들은 언어적 수단들과 여러 측면에서 비교될 수 있다. 이미 Argyle(1969)에서는 다음과 같이 구두 언어적 의사소통과 몸짓 언어적 의사소통을 구분하고 있다.

 

1)인간들은 언어적 수단으로써 사물과 다른 사람들에 관하여 가장 훌륭하게 소통할 수 있으며, 몸짓 언어적 수단으로써 감정이나 상호간의 태도 그리고 상호행위의 다른 관점을 표현한다.

 

2)언어적 표현은 조심스럽게 사용되나, 몸짓 언어적 수단은 모든 수단이 동일하지는 않지만 자발적으로 사용된다.

 

3)언어적 표현들은 중추신경 계통의 특별한 부분에 의해 생산되나, 대부분의 몸짓 언어적 수단은 자율신경 계통의 하부중심에 의해 직관적으로 조정이 된다.

 

4)언어는 자의적으로 기호화되어 있으며, 몸짓 언어적 상징은 대부분 비유적이거나 또는 기호화되지 않았다.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언어적 의사소통 수단과 동일한 가치로서 몸짓 언어적 의사소통 수단의 역할은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첫째, 대화 참여자들의 몸짓 언어적 수단을 정확하게 해석할 수 있다면, 그들과 접촉하기가 쉬울 것이다. 왜냐하면 구두 언어적 수단이 특정한 어휘적, 상황 종속적 의미를 갖고 있듯이 몸짓 언어적 수단 또한 특정한 의미를 갖기 때문이다. 둘째, 특정한 의사소통 효과를 얻기 위해 이러한 몸짓 언어적 수단들을 의도적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즉 구두 언어적 수단을 대신하여 몸짓 언어적 수단들이 사용되며 의도적인 기능을 수행한다. 셋째, 몸짓 언어를 통해서 발신자에 의해 의도되지 않지만 수신자는 이 정보를 지각하고 발신자의 의사소통적 행위를 해석할 수 있다. 화자의 말 속도, 음성 울림, 특정한 움직임, 얼굴표정 등에서 화자가 어떤 감정적 상태에 놓여 있는가를 알 수 있다. 이러한 정보는 화자의 의도와 항상 부합하지는 않으며 무의식적으로 또는 그의 의도와 상반되게 드러난다.

 

이번 절에서 우리는 비언어적 의사소통으로 대변되는 몸짓 의사소통의 기능과 효과에 대해 언어적 의사소통에 비교하여 다루어 보았다. 여기서 확인 할 수 있었던 것은 비언어적 의사소통 수단이 언어적 의사소통에 비하여 결코 전체적인 인간 의사소통 과정에서 간과될 수 없는 영역임을 알 수 있었다.

 

3. 몸짓 의사소통과 한국어 교수법

 

2장에서는 비언어적 의사소통의 개념 및 기능과 효과에 대하여 알아보았다. 이번 3.1절에서는 신체언어 의사소통이 한국어 수업에 미치게 되는 교수법적 의의를 살펴볼 것이다. 또한 3.2절에서는 몸짓 언어 의사소통의 예로서 시선의 사용을 살펴 볼 것이다. 여기서 한국어 수업시 교수자가 시선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다룬다. 3.3절에서는 실제 한국어 수업을 진행할 때 발화적 상황과 관련해 교수자가 손짓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사용할 것인가를 살펴볼 것이다.

 

3.1. 몸짓 의사소통 교수법 의의

 

지금까지 논의했었던 신체언어적 의사소통 개념들은 실제 한국어 수업에 있어서 다음과 같은 의의를 갖게 될 것으로 가정할 수 있다.

 

첫째, 비언어적 의사소통 요소들은 전체적인 의사소통이 이루어지는데 있어서 언어적 의사소통과 견고한 상관적인 기능을 가진다. 다시 말해서 학습자들이 수업시간에 학습내용의 의미와 강조되는 부분을 알도록 도와주며, 학습 내용에 귀를 기울이도록 관심을 끌어 들인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몸짓 언어적인 표현들이 언어적 표현과 함께 쓰이거나 부가되어 사용되면 더 큰 수업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둘째, 몸짓 언어적 의사소통은 사람의 인격에 대한 정보, 즉 한국어 수업시 교수자의 인격이나 성품, 수업에 대한 열정을 거짓 없이 보여줄 경우가 많다. 다시 말해 눈, 얼굴, 표정, 신체의 움직임은 그 사람의 내부적인 마음 상태를 그대로 드러내 준다. 아울러 교수자와 학습자들간의 인간적인 접촉은 곧 한국어와의 첫 만남이라고 볼 수 있다. 한국어를 처음 접하게 될 학습자들에게 말을 통한 것보다 비언어적인 것이 수업을 위한 상호 신뢰감을 우선적으로 형성해 준다.

 

셋째, 비언어적 환경은 의사소통이 잘 이루어지도록 도와주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비언어적 수단과 언어적 발화가 적절히 조화를 이룰 때 그 효과와 분위기를 통해서 교수자와 학습자가 일치된 수업 분위기를 갖게 된다. 이에 따라 교수자는 비언어적 의사소통의 기능을 잘 이해하고 그 중요성을 인식하게 되며, 효과적인 교수-학습을 전개할 수 있을 것이다.

 

넷째, 한국어 수업에 있어서 의사소통 과정의 두 주체는 한국어 지식이 풍부한 교수자와 그것이 형성되지 않은 외국인 학습자들이다. 의사소통 과정에서 학습자의 심리적 변인이 되는 교수자의 신체 이미지는 교수자의 적극적 노력을 통해 개선될 수 있다. 교수자의 부드럽고 온화한 목소리, 미소 머금은 얼굴 표정, 따뜻한 시선, 언어적 발화에 적합한 손짓과 자세로 수업에 임한다면 학습자들의 한국어 학습 욕구를 더욱 고양시킬 것이다. 그러나 교수자의 냉정한 눈초리와 어두운 얼굴 표정, 제한된 몸짓이 연출된다면 학습자들은 조용히 침묵을 지킬 것이며 수업시간이 지루하였을 것이다.

 

우리는 위에서 대략 네 가지의 몸짓 언어적 의사소통의 한국어 교육적 기대효과를 살펴보았다. 이러한 효과를 가장 잘 나타내도록 해주는 것은 시선과 손짓의 사용일 것이다. 다음절에서는 한국어 수업시 교수자가 지녀야 할 적절한 시선의 사용을 다룰 것이다.

 

3.2. 시선의 사용

 

어떤 비언어적 수단보다 시선은 한국어 수업에 있어서 더 큰 의의를 지닌다. 교수자가 시선을 어떻게 하면 한국어 학습자들의 학습 의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가? 시선은 사회적 상호행위의 중요한 관점 중 하나이며, 의사소통에 미치는 영향이 그 무엇보다 크다. 또한 시선의 방향에 따라 ‘시선을 돌림’과 ‘바라봄’으로 규정할 수 있으며, 바라보는 시간에 따른 분류도 가능하다. 교수자가 학습자를 줄곧 바라보면 부담을 주게 된다. 따라서 이런 긴 주시는 의사소통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상대방을 얼마 동안 바라보아야만 하는가를 직관적으로 알고 있다. 너무 짧은 바라봄은 예의 바르지 못하고 무시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 그 반면 너무 긴 바라봄은 부담스러운 느낌을 준다. 똑바로 주시하는 것은 당사자가 바라보는 것에 대한 흥미를 나타내며, 옆으로 또는 비스듬한 시선은 그보다 덜한 흥미를 나타낸다.

 

상호 대화시 시선을 아래에 두는 것이 좋은 품행에 속하는 시대가 있었다. 몇몇 나라에서는 오늘날까지도 이러한 행동은 공손함, 순종, 예의바름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상대방의 시선을 피하지 않고 서로 숨김없이 시선을 교환하는 것이 선호된다. 대화시 서로 바라보는 것은 성공적 의사소통의 관건이 된다. 그러므로 한국어 교육시 교수자와 학습자간에는 신뢰성 있는 시선의 교환이 요구된다.

 

비언어적 의사소통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시선의 기능을 요약하려는 시도를 했었다. 대체로 그들은 관찰 기능, 조정 기능, 표현 기능 등을 들고 있다. 관찰 기능은 시선으로써 상대방을 감지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내가 대화 상대방을 바라본다는 것은 그의 행위가 인지된다는 것에 대한 신호이다. 조정 기능을 통해 대화가 공동으로 진행되며, 상호행위가 조정될 수 있다. 또한 표현 기능은 상대방에게 감정 상태에 대한 정보를 주는 것이다.

 

시선은 상호행위자간의 관계 구조를 나타낸다. 예를 들어, 오랫동안 주시하는 것은 공격적인 태도로 느껴질 수 있는 것이다. 한국어 수업시 특정한 학습자에게 시선을 고정하는 것은 좋은 교수자의 태도가 아니다. 상호행위자간의 공간적 간격도 시선접촉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공간적으로 많이 떨어져 있으면, 더 많은 시선접촉이 생긴다. 짧은 공간적 간격에서는 시선접촉이 줄어든다. 따라서 교수자는 학습자와 적당한 거리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 특히 질문-답변행위시 질문자로서의 교수자는 답변자로서의 학습자에게 가깝게 다가가야 하며 그에게 시선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

 

Ehlich/Rhebein(1982)에 따르면 시선의 방향은 관심의 방향을 나타내기도 한다. 이러한 시선의 방향은 우선 메시지 발신자가 수신자의 얼굴을 바라보고, 이 수신자는 발신자를 바라보지 않을 때면 ‘일방적 바라봄’이 된다. 반대로 이 두 상호행위자가 서로 바라보면 ‘쌍방적 바라봄’이라 한다. 두 사람이 서로 바라보면 이를 시선접촉이라 하고, 이 두 사람 중 한 사람이라도 이 시선접촉을 회피하면 시선기피라고 한다. 또한 시선기피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지만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바라보지 않을 때는 시선중지라고 한다.

 

눈의 의사소통을 다루는 대부분의 연구들에서 ‘주시함’과 ‘시선을 돌림’을 다루고 있다. ‘주시함’은 ‘바라봄’과 ‘시선을 줌’으로 구분할 수 있다. 또한 바라보는 것과 바라보지 않는 것은 지속적일 수 있고 순간적일 수 있다. 시선을 주는 것, 즉 상대방을 직접적으로 주시하는 것은 상호 의사소통 행위를 위한 의도를 나타낸다. 상호간의 친밀도와 기피도가 물리적 가까움, 시선접촉 그리고 친밀함의 다른 특성들과 연합하여 나타난다. 서로 친밀도가 낮으면 시선접촉을 적게 하며, 그 반대의 경우 접촉이 많아진다.

 

‘시선돌림’은 ‘바라보지 않음’ 또는 ‘시선거둠’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러한 시선돌림은 여러 방향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우선 시선돌림은 옆과 위, 아래로 구분된다. 사실상 눈은 이보다 더 다양하게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이 있다. 따라서 시선돌림의 가능성은 더욱 세분화될 수 있다. 의사소통의 시작에 있어서 ‘바라봄’, ‘시선주시’ 등과 같은 비언어적 행위가 중요한 역할을 하듯이, 시선의 부재가 의사소통의 기피 역할을 행한다. 의사소통 기피는 특별한 시선행동 또는 신체움직임과 같은 수반적 신호에 의해 함께 표현되기도 한다. 시선을 주지 않는 것은 의사소통 단절을 의미하며, 맥락에 따라서는 흥미가 없음을 의미한다. 예를 들면, 대인 의사소통시 상대방을 주시하기보다는 자신의 손톱을 바라보는 사람은 그 대화에서 아무런 흥미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을 암시한다. 너무 개인적인, 또는 답하기 거북하거나 불쾌한 질문을 받으면 시선을 돌리는 행동 또한 스스로 부끄러워하는 행위가 이러한 행위에 감춰져 있다. 따라서 한국어 교수자는 학습자들에게 항상 시선을 떼어서는 안된다. 시선을 동리거나 시선거둠은 무관심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무관심한 교수자에게 관심을 지닐 학습자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이 절에서는 한국어 초급반 수업에서 가장 많이 대두될 수 있는 시선의 문제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한국어 초기 학습자들에게 한국어 수업은 단지 우리 언어를 배우는 것이 외에 한국인, 한국 문화를 이해하는 통로인 것이다. 따라서 그들에게 한국어 교수자는 한국인을 대표하는 한국사절과 마찬가지이다. 한국어, 한국인, 한국 문화에 대한 첫인상은 대개 한국어 초급과정 수업을 맡은 한국인 교수자들에 의해 좌우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즉 한국어 교수자가 가져야 하는 시선은 부드러워야 하며, 수업시 학습자들을 두루 살펴야 할 뿐만 아니라 특정 상황에 있어서는 의사소통 상대자를 주시해야 할 것이다.

 

3.3. 손짓 중심적 한국어 교수법 모형

 

모든 교과 수업에는 학습 유형의 차이가 있겠으나 교수자-학습자 상호간에는 몇 가지 두드러진 의사소통 유형이 관찰된다. 학습목표 제시 및 학습 내용 전개과정에서 설명, 질문, 청취, 강조, 청유, 평가 및 정리 등이 모든 수업과정에서 나타난다. 한국어 수업도 예외는 아니다. 사실상 7차 교육과정의 언어영역 교과목에서는 정보전달, 설득, 친교, 정서 표현 영역 등 수행적 내용 체계의 학습을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는 언어 교육에 있어서 의사소통적 측면을 강조한 것으로 이해 할 수 있다. 한국인을 위한 모국어 수업에서와 마찬가지로 제2언어로서의 한국어 수업에서도 의사소통적 측면이 상당한 부분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2장에서 밝힌바와 같이 한국어 수업을 현지에서 처음 접하는 한국어 학습자에게 한국인 교수자는 한국인의 전형적 인물로 간주된다. 이 때문에 그들 눈에 비치는 교사의 언어적, 비언어적 행위는 학문적으로 밝혀진 자료는 미진하다 할지라도 한국어 수업에 미치는 영향은 간과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번 절에서는 한국어 수업시 관찰될 수 있는 설명, 질문, 청취, 강조, 평가, 정리와 같은 상황시 교수자들의 대표적인 손짓을 제시해 보았다. 이러한 손짓을 제시하고 이 손짓이 발화될 때의 상황과 가능한 언어적 발화를 제시함으로써 교수자가 학습 상황에 맞는 비언어적 발화, 여기서는 손짓과 이와 적합한 언어적 발화를 인식하게 한다.

 

3.3.1. 설명할 때

 

설명할 때의 손짓은 그 다양함에 의해서 상당한 수를 보유한다. 이 손짓의 특성은 아래의 [설명 손짓 1, 2, 3]에서 보여지는 바와 같이 대개 일상적인 손짓 혹은 도상적인 손짓이 주로 사용된다.

 

[설명 손짓 1] 양팔을 옆으로 펼쳐 위에서 아래로 내림

 

 

[발화상황]

1) 물건을 들어올리는 것과 같은 상하 움직임과 관련되는 학습 내용을 설명할 때

2) 기상 변화(하늘에서 뭔가가 내리는 모습)을 설명할 때

 

[언어발화]

1) 보세요, 자 이렇게 움직이게 되죠.

2) 어제는 개였는데 지금은 비가 오고 있죠.

 

[설명손짓 2] 양손바닥 펴서 옆으로 벌렸다, 모았다, 다시 벌림

[발화상황]

1) 작은 것과 큰 것, 적은 것과 많은 것, 좁은 것과 넓은 것을 비교하여 설명할 때

2) 넓지만 상세히 관찰함을 강조하여 설명할 때

3) 넓게 펼쳐져 있는 것을 접거나 모으는 사실을 설명할 때

4) 다수의 의견들의 일치를 설명할 때

 

[언어발화]

1) 운동장은 아주 넓어요. 그러나 씨름장은 좀 작지요.

2) 세상을 넓게, 그러나 모든 것을 주의 깊게 살펴보세요.

3) 흩어져 있는 학용품들을 책상 위에 이렇게 모아보세요.

4) 지금, 여러분들의 의견이 다르거든요. 의견을 하나로 만들어 보세요.

 

[설명 손짓 3] 오른손 집게손가락만 얼굴 높이 들고 상하, 좌우로 흔들기

 

 

[발화상황]

1) 학습 목표나 학습 내용을 강조하여 설명할 때

2) 복잡한 내용을 순서 정연하게 설명할 때

3) 어떤 학습내용에 대해 교사가 자신감에 차서 설명할 때

 

[언어발화]

1) 이번 시간에 꼭 알아야 할 것은 바로 ‘공항에서 해야 할 일’ 입니다.

2) 첫 번째 쪽부터 세 번째 쪽까지는 바로 이런 내용입니다.

3) 이 글에서는 이 사실이 가장 중요한 문제입니다.

 

3.3.2. 질문할 때

 

질문할 때의 손짓은 설명할 때의 손짓에 비해 상대 학습자 지향적 손짓이 나타나며 그 수가 극히 제한되어 있다.

 

[질문 손짓 1] 오른 주먹 쥐어 어깨 위로 드는 동작

 

 

[발화상황]

1) 학습내용에 대한 학습자의 의견을 물을 때

2) 어떤 문제에 대하여 알고 있는 사람을 물을 때

 

[언어발화]

1) 제임스 씨가 대답해보세요?

2) 누가 이 문제에 대해서 대답할까요. 손들어 보세요.

 

[질문 손짓 2] 오른 손바닥을 펴서 안에서 밖으로 움직임

 

 

[발화상황]

1) 앞으로 나와서 어떤 내용에 대해 설명할 수 있는 능력, 혹은 칠판에 그림을 그려 설명할 수 있는 능력에 대해여 물을 때

2) 특정 학습자에게 학습내용을 물을 때

 

[언어발화]

1) ‘브레들리씨, 이 문제에 대해서 앞에 나와 설명하실 수 있으세요?

2) 지금까지 이런 내용을 배웠습니다.

미찌코씨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입니까?

 

3.2.3. 청취할 때

 

청취할 때의 손짓에 있어서 교수자는 메시지 수신자의 입장에 있으며 주로 경청한다는 손짓(청취 손짓 1)과 조금 크게 해달라는 요구적 손짓(청취 손짓 2)을 주로 사용할 수 있다.

 

[청취 손짓 1] 오른 엄지손가락 혹은 양손의 엄지 손가락을 들며

[청취 손짓 2] 손을 펴서 귀에 대고서

[발화상황]

1) 기대 이상으로 잘 하였을 시(청취 손짓 1)

2) 학습자의 대답이 너무 작아서(청취 손짓 2)

 

[언어발화]

1) (대답을 듣고서) 한스 씨, 아주 잘했어요.(청취 손짓 1)

2) 폴씨, 좀 크게 말해 주세요.(청취 손짓 2)

 

3.2.4. 강조 및 청유할 때

 

강조할 때의 손짓은 주의 환기를 시키거나 학습자들에게 주의를 집중시킬 목적으로 사용되며, 청유적 손짓은 부탁하는 입장을 담은 부드러우면서도 공감이 가도록 발화된다.

 

[강조 손짓 1] 오른 손 눈 옆으로 올려 엄지와 집게손가락 동그라미로 귀 옆에서 앞으로 뿌림

 

 

[강조 손짓 2] 엄지와 검지를 펼쳐 마치 권총모양을 만들어 얼굴 주변에서 전방을 향함

[강조 손짓 3] 검지를 들어 1자 모양을 만듦

 

[발화상황]

특정 내용을 강조할 때(강조 손짓 1, 2, 3, 4)

 

[언어발화]

1) 이번 시간에 배운 것 중에서 이것만은 꼭 기억해두어야 합니다.

2) 자 여기보세요.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합니다.

 

[청유 손짓] 오른 손 혹은 양손을 몸체 안에서 밖으로 놓음

 

[발화상황]

1) 학습자들에게 특정 과업을 요구할 때

2) 학습자들에게 특정 내용을 제안할 때

 

[언어 발화]

1) 한스 씨, 이 부분을 읽어보세요.

2) 여러분, 내일까지 이 문제를 풀어 오세요.

 

3.2.5. 정리 및 평가할 때

정리 및 평가할 때의 수업의 마무리 부분에 사용되는 것으로서 주로 [정리 손짓 1, 2]와 [평가 손짓 1, 2]가 나타난다.

 

[정리 손짓 1] 왼손 들어 손가락 펴고 오른 집게손가락으로 왼 엄지손가락부터 짚어가며

[정리 손짓 2] 왼손 들어 주먹 쥐고 새끼손가락부터 펴면서

 

[발화상황]

학습내용에 따라 알아야할 핵심요소가 여러 개가 있을 때(정리 손짓 1, 2)

[언어 발화]

1) 자, 오늘 배운 내용을 정리해봅시다. 첫째는... 둘째는...

2) 오늘은 ‘가족’에 대해서 배웠습니다. 한번 정리해 보도록 합시다.

[평가 손짓 1] 엄지와 검지로 알파벳 ‘o’자를 만든다.

[평가 손짓 2] 양손의 검지를 교차하여 ‘×’를 만든다.

 

[발화상황]

1) 학습자의 대답이 맞았을 때(평가 손짓 1)

2) 학습자의 대답이 틀렸을 경우(평가 손짓 2)

 

[언어 발화]

1) 데이빗 씨, 아주 잘했어요.(평가 손짓 1)

2) 알랭 씨, 유감스럽지만 답이 틀렸습니다.(평가 손짓 2)

 

4. 맺음말

 

자금까지 이 연구에서는 몸짓 의사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제2언어로서의 한국어 초급과정을 담당하는 한국인 교수자들이 취해야할 시선과 손짓에 대한 교수 방안을 제시하였다. 특히 손짓 의사소통적 교수 모형을 제시함으로서 실제 수업상 이를 응용할 수 있도록 의사소통 유형별로 사용빈도 수가 높은 손짓을 분류하고 설명하였으며, 이를 도상적으로 제시함으로서 교수자들의 기존 손짓을 교정할 수 있는 계기를 부여하였다. 또한 이러한 손짓을 사용할 수 있는 가능한 발화 상황과 가능한 언어 발화를 함께 기술함으로서 손짓 사용이 언어적 구두발화와 관련성을 보이고 있음을 강조하였다.

 

끝으로 여기 제시된 손짓 중심 교수법 모형들은 교수자들이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 수업시 꼭 그렇게 해야 한다는 강요 사항이라기보다 건조한 한국어 수업 분위기를 쾌적하게 만들 수 있는 권장 사항으로 이해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물론 이러한 몸짓 의사소통적 교수법 모형을 실제 수업에 적용하여 그렇지 않을 때와 적용했을 대의 수업 성취도에 대한 경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이러한 방향의 연구를 계속 진행하고 있으므로 조만간 몸짓 의사소통적 교수법이 얼마만큼의 교육학적 가치를 지니냐 하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 곧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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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순(Kim, Young-soon)

대구시 북구 산격동 경북대학교 중등교육연구소

kimysoon@knu.ac.kr

 

임지룡(Lim, Ji-ryong)

대구시 북구 산격동 경북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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